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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6-06 10:44
주걱
 글쓴이 : 나영애
조회 : 1,394  






주걱

                                                                               나영애






한 뼘 길이의 스테인리스 밥주걱
눌은밥 긁어내기 딱 맞다

알밤처럼 정신력도 체구도 작고 단단하신
시어머니 유품
누룽지 만들 때마다 
어머니 매운 말씀 주걱 타고 온다

'고추장만 퍼다 놓으면 되냐?
맛나게 양념을 해 올리거라.'
'된장 양념해 올려 봐라.'

들인 지 2년도 안 된  
갓난아기 젖 물리고 마주 앉은 며느리 
두레상에 "땅" 밥숟가락 내려놓았다 

"어떻게 해야 어머니 비위를 맞출 수 있어요?"

끼니마다 무엇을 만들어 어머니 눈에 들까
자유롭게 살게 될 때가 있기나 할까--- 
먼 길 떠나신 지 5년

그분의 아들 위해 누룽지 만들 때마다
주걱은 
위력 있게 변신하여 한마디 하신다

'내 너의
바람 벽이었으며
기댔던 언덕임을 알았다니, 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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