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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12-06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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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나금수
 조회 : 5,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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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 가면 "이기호"라는 친구가 있다..
대전 역앞에서 '한밭의료기'상회를 하는데 ..
대전으로 일하러 갈때면 항상 만난다..
그 친구와 만나면..술한잔 하는데..
하루는 어떤 도사님 한분을 소개했다..
머리에서 수염까지 완전 백발이다..
깍거나 자르지 않아
자연 그대로 인데..머리는 뒤로 묶었다..
얼굴색은 윤기가 흐르고 눈은 초롱했다.
나이는 몇살인지 알수가 없었다..
친구도 모른다 했다..
밤이나 낮이나 구분없이 계룡산을 누비시고..
먹는것도 생식으로 해결하고..
지치시는 일도 없다 했다..
사회와는 인연을 끊고..
산중에서 공부와 참선 기공을 연마 하여 그야말로 '도사'라 했다..
친구는 어떤 우리 토속 종교를 믿는데..(대종교라 던가..)
공식 모임때는 두루마기 한복에 큰 제사때 쓰는 제건을 쓰는것을 보았다..
친구가 그 모임 '자연수련' 관계로..
계룡산 높은 곳에서 텐트치고 며칠을 보내는데..
밤에는 온갖 음기와 괴기가 느껴지고..
짐승소리. 괴상한 소리. 거기다가 바람에 토사와 낙엽&나무토막 등이 날아오고..그야 말로 무서움에 웅크려 있는데..
어떤 허연게 갑자기 나타나서..
친구는 귀신인 줄 알고..깜짝 놀랐는데..
한참 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가만히 보니 사람 형체라서.."산신령이구나!!" 했단다..
지팡이까지 큰거 짚고........
사람인줄 알았을떄는 그렇게 반갑고..든든하고..고맙고..
의지가 되더라나...??
그 뒤로 그 친구는..그 분을 산신령님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산신령님에게도 젊은날 추억이 있었다..
어떤 여인을 사랑하고..아들을 낳았는데..
군에 갔다와보니..
여인이 온전치 못하여..
무작정 계룡산에 들어가..그냥 산사람이 되었단다..
세월은 흐르고..
어느 날,
낯선 젊은이가 산으로 찾아왔다...
그는, 자기가 아들이라고 했다..
어머니는 죽었다고 했다..
그리고 아들은 대학생이 되었는데,
등록금 문제등 사회생활의 어려운 사연들을...
그리고 부모없는 외로움을..
울먹였고..
그리곤..자신의 앞날을 물었다...
산신령은 속세완 인연을 끊었지만..
자식을 도저히 홀로 보낼 수 없어서..
함께 하산했다..
산에서는 '신'이 었으나..
사회에 와보니 답답하고 암담했다..
"어디가서 돈벌이를 할것인가?"
그래서 대전 친구를 찾았는데..
그 친구가 선뜻 등록금을 주었다..(당시50만원..)
산신령은 꼭 갚겠다고 했으나..
"그만 두고 나 돈 잘벌게 기도나 해주쇼.."
그 친구는 지금 부자가 되어있다..
술자리가 길어져..
산신령과 함께 여관에 들어 이야기로 밤을 새웠는데..술잔을 기울이던 그가..
'돈을 버는 법을' 물었다..
허연 노인네가. 힘이 세다고 하나..무엇을 권할 것인가..
자본도 없이..
사진일...노동일..잡상인...
생각이 나질 않았다..
그래서 뭐 잘하는거 있나 물어 봤더니..
자신이 연마한 기공으로..
암덩어리도 녹일 수 있다고 하였다...
눈빛이 충분히 해낼 수 있게 보였다...
하지만, 돈 받고 의료 행위 했다간 콩밥 먹는게 우리네 법 아닌가?
젠장.......!!!!
십년공부 도로아미 타불이라 했던가...
술취한 산신령..
흐느끼는 산신령...
"계룡산 이시여!!
그대 정녕...가슴에 여의주를 품은 계룡이라면..
그 강한 부리와 억센 발톱을...좀 빌려주쇼..."
거친 사회를
발톱에서 피가나도록 헤짚고...
부리가 부르트도록 모이를 쪼으오리다..
저 가엾은 산신령을 위하여...
"여보시오..산신령!!
당신....아직 늙지 않았다오..
.........아직 늙지 않았다오........
2002-04-05.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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