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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11-29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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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걸산이여 넋이 있는가, 영산강이여 혼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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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이영규
 조회 : 4,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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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돌아갈 고향과 어떠한 경우에도 귀하게 대해 줄 친구가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누구보다 축복받은 사람일 것이다.나는 그것을 신께 감사드린다.
2001년10월14일!
아침 안개가 서서히 걷히면서 이 고장 다시의 역사와 사연들을 말 없이 굽어보며 신걸산의 봉우리가 한 그루의 거대한 운명처럼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었다.
나는 멀리 선산 발치에서 신걸산을 우러르며 다시금 고향을 확인해보는 것이었다.
복받은 배움의 터 우리 다시교는 정기어린 신걸산의 아침 햇살을 받으며 더욱 찬란히 빛나고 있었다.
11시가 가까워지자 동창회 행사장인 남도뷔페로 경향각지의 동창생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고 서울에서는 관광버스 1대가 도착했다.
모두가 싱글벙글 연신 웃는 얼굴들이었다. .... .... ....
가슴에 이름표를 달아서인지 얼굴 한번 쳐다보고는 시선이 바로 이름표로 향했다. 35년 전의 기억만으로는 정확하게 리바이벌?할 수 없었기 때문 이리라.
힘차게 흔들어 대는 악수, 반가움으로 맞받아치는 손바닥 소리 등... 환하게 웃으며 35년전의 친구를 확인하며 반가움을 나타내는 방법도 가지각색이었다.
3학년 때의 남자 짝궁이 오지 않았다고 섭섭해 하기도 했고 돌 담장 밑에서 나는 신랑 너는 각시하며 소꿉장난했던 상대를 그리워하기도 했다.
그날 다섯분의 은사님 께서 자리를 함께 해 주셨다. 실로 가슴 벅찬 만남이 아닌가.우리들의 작은 정성이지만 기념품을 전달 했고 모교에도 후배들을 위해 써달라며 100만원을 기탁했다.
술잔을 주고 받으며 또는 군데군데 모여 앉아 옛날을 회상하며 이야기의 꽃을 피웠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오가며 이야기는 꼬리를 물고 이어져 갔다.
오후 5시경 동창생을 태운 관광버스가 서울로 출발할 때는 떠나 보내는 정과 떠나가는 아쉬움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모두들 잘 가세요, 잘 있어요하는 마음으로 손을 흔들었다. 버스가 시야에서 멀어 질 때까지 손 흔듦은 그치지 않았다.
오후 7시경에는 남아있던 친구들도 못내 아쉬움을 뒤로한 채 해산했다. 그날 동창회에는 수도권, 충청권, 호남과 영남권 등 전국에서 114명의 동창이 참석 했다.이른바 46호가 출범한 것이다.선장도 기관사도 갑판원등 승조원도 동승했다.
46호는 삶의 1번가에서 맺어진 우정의 연락선이다.
일렁이는 파도와 휘몰아 치는 강풍과 어떠한 시련에도 마음과 정과 인내로 다스릴 수 있는 삶의 의지가 깃들어 있다.
같이 웃고 함께 느끼는 슬픔이나 괴로움, 더불어 즐기는 우정, 이 모두가 인간다움의 발로로 꽃같은 얘기들이 아닌가?우리는 개성을 으뜸으로 하되 우정과 협조의 정신,동창간의 유대감을 강화해 나가자.
마침내 돌아 갈 고향이 있고
언제라도 귀하게 맞아 줄 친구들이 있으니
우리 모두는 축복받은 사람들임에 틀림 없음을 감사하게 생각하자.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데없네
어즈버 태평 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했던 여말 충신 길재의 시조를 음미해 보면서,
35년 전과 35년 후의 고향과 친구를 그려보는 마음으로 소리없이 속삭여 본다.
신걸산이여 넋이 있는가, 영산강이여 혼이 있는가 라고....
2001.10월 셋째주 토요일에 무강 이영규 띄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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