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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1-29 11:53
사랑하는 딸 아이야! 네 죽음 한스럽기 그지없어라.
 글쓴이 : 이영규
조회 : 5,826  

■ 亡女奠詞 ■ 林悌 네 죽음 한스럽기 그지없어라

爾貌秀於人이모수어인 너의 용모가 남보다 빼어나고 너이

爾德出於天이덕출어천 네 덕성이 천품으로 곱더니라

膝下十五歲슬하십오세 부모 슬하에서 열다섯살

于歸今六年우귀금육년 시집가서 이제 육년 되었지

事親我所知사친아소지 어버이 섬긴 일이야 내 아는 바고

事姑姑曰賢사고고왈현 시어머님 잘 모셔서 칭찬을 들었다지

天乎鬼神乎천호귀신호 하늘이여! 귀신이여!

此女何咎愆차녀하구건 내 딸이 무슨 허물이 있나요?

一病遽玉折일병거옥절 한 번 병들자 옥이 깨졌으니 갑자기거

玆事豈其然자사기기연 이런 일이 또 어디 있으랴.

我病不能去아병불능거 아비도 병중이라 가보지 못하고

呼慟氣欲塡호통기욕진 소리치고 통곡하다 기가 막힌다. 메울 전, 누를 진

爾今入長夜이금입장야 너는 이제 저승으로 가버렸으니

見爾知無緣견이지무연 너를 만날 인연이 없어졌구나.

爾母在漢北이모재한북 네 어미는 지금 서울에 가서

爾外祖母前이외조모전 너희 외할머니 앞에 있단다.

若使聞爾死약사문이사 네 죽음을 알게 된다면

殘命恐難全잔명공난사 약한 몸을 보전하기 어려우리라.

聞訃第四日문부제사일 부음을 듣고 나흘 지난 날

望奠錦水邊망전금수변 금수(영산강)가에 망전을 차린다.

薄以酒果設박이주과설 술과 과일을 조금 차려 놓고

滿盂汲新泉만우급신천 샘물을 떠다가 사발 가득 부었느니라. 바리우

母遠父在此모원부재차 어미는 멀리 있어도 아비가 여기 있으니

魂兮歸來焉혼혜귀래언 혼이여, 이리로 오너라.

泉以濯爾熱천이탁이열 샘물로 너의 신열을 씻어내고

酒果沃爾咽주과옥이인 술과 과일로 네 목이나 축이거라.삼킬연,목멜열,목구멍인

哭罷一長慟곡파일장통 울음을 그쳤다가 또 통곡하니

爾死重可憐이사중가련 네 죽음이 너무나 가엽구나.

秋空莽九萬추공망구만 가을 하늘 아득한 구만리 풀우거질망 멀다 아득함

此恨終綿綿차한종면면 이 슬픔이 끝없이 이어지는구나.


이영규 14-01-29 15:10
 
백호의 큰따님이 일찍 작고했을 때 망전을 지내면서 지은 시.
(망전은 신위에 직접 갈 수 없는 형편에 멀리서 제를 드리는 것을 말한다.)
금수는 영산강의 별칭이니 회진에 있을 때임을 짐작할 수 있다.
문장이 평이하고 가식이 없어 순수한 아비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다.
詩를 읽다가 눈물이 앞을 가려 주체하지 못하고....
여기 백호의 마음으로 옮겨 본다.
     
이상덕 14-01-29 23:34
 
인간 본연의 심성은 슬플 때에 더 순수함을 느끼게 되는가 보네.
상대에게 감동을 주는 첫 번째 요건은 그 순수함에 있지 않을까?
시대를 초월해 읽는 이에게 서글픈 감동을 주는 글이네...
글은 사람의 분신이라 했던가...백호님의 인성이 얼마나 강직한 반면에 또한 유연했는지
미뤄 짐작해 볼 수 있겠네. 이무강 백호문학관 관장님답게 일반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구석진
사료까지 옮겨주시어 고맙고 반가운 마음이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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